GIL BATLE - Prison Freedom
길 배틀 - 프리즌 프리덤
Artist Profile
Date
5월 7일 - 7월 30일 2022년
May 7 - Jul 30, 2022
Hours
화요일 - 토요일 | 오전 10 - 오후 6시 | 일, 월 휴관
Tue - Sat | 10am - 6pm | Sun, Mon closed
Visit
부산 수영구 좌수영로 125번길 14-3 올리브센터, 1-2층
14-3 Olive Center, Jwasuyeong-ro 125 beon-gil, Suyeong-gu, Busan (1-2nd Fl)
Contact
walkinghousenewyork@gmail.com
051-754-8932
무료 관람
About
전설이나 설화에서 상당히 많은 영웅들이 알에서 태어난다. 신라 박혁거세, 고구려 주몽의 난생신화는 하늘의 신과 연결시켜 혈통적 전통성을 부여해 태양의 아들임을 정당화한다. 즉, 새들의 알은 성서롭고 그 원천을 하늘에 두면서 건국신화가 탄생했다. 이러한 난생 모티브는 서양에서도 볼 수 있는데 기독교의 등장과 더불어 예수의 부활을 상징하는 달걀은 그의 재림을 기원한다. 그중 파브리제(Fabergé) 알은 왕가의 부호를 나타내며 화려한 보석공예의 기술력을 자랑해 지금까지도 예술로서 인정받고 있다. 이렇듯 알의 부화는 평범하지 않은 잉태를 예견하고 그 생명이 앞으로 만들어나갈 신세계에 대해 암시한다.
길 배틀의 알은 언뜻 보기에는 파브리제 알처럼 아름답고 숭고하다. 아이보리 속살이 드러난 알껍데기를 지켜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하지만 더 가까이 그 안을 들여다보면 새삼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다.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든 감옥 안의 현장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져 마치 그 알속에 갇혀 있는 듯하다. 이유 없는 죄인이 하나 없다. 영화에 나올법한 인물들의 역경과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그들의 표정에 극적으로 새겨져있다.
악독하기로 유명한 죄인들만 간다는 샌 퀸틴(San Quentin)은 캘리포니아 섬에 있는 가장 오래된 감옥이다. 그곳엔 종신형을 받은 죄수들이 또 다른 사회를 형성해 나가고 있었으며 그들만의 암호로 소통하고 무질서 안의 무력으로 움직인다. 살인적인 폭력 가운데 길 배틀을 보호했던 것은 한 번도 미술교육을 받지 못했던 그의 드로잉 기술이었다. 볼펜 잉크, 건전지 모터, 실과 바늘을 엮어 손수 만든 도구로 죄수들의 타투를 그려주면서 작은 구성원의 역할을 해나갔다.
결국 20년 동안의 죄수 생활을 마치고 반복되는 사슬에서 벗어나 부모의 모국인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던 10년째 되는 어느 날, 부활절 달걀에 그림을 그리던 그는 동생의 권유에 따라 치과용 드릴로 타조알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지옥과 같던 곳을 회상하며 자신을 용서하고 잊기로 했다. 그리고 그는 잃어버렸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죄책감으로 뒤섞인 내면을 끄집어내 부서질 듯한 표면 위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때 그에게 드로잉과 조각은 창의적 개념이기 전에 행위적 안식처(Santuary)였고 범죄를 단절하고 하루를 이어나갈 수 있게 했던 유일한 탈출구였을 것이다.
적나라하고 꾸밈이 없는 표현은 벼랑 끝에 서있었던 호소와 몸부림이며 현실과 분리된 삶을 깨고 나와 탈바꿈을 하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그는 죄수를 종종 동물, 외계인, 곤충으로 은유하는데 특히 매미(cicada)는 변태를 하는 곤충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삶과 완벽한 기호학적 의미를 형성하고 있다. 그는 애벌레의 안식 기간을 번데기로 비유하고 본래의 모습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탈피한 성충의 모습은 비로소 날개를 펼치는 자신이겠다. 하지만 그것이 아름다운 나비가 아니라 계절이 지나면 사라지는 매미로 진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태도를 말해준다.
“Art saves lives. It saved my life.” - Gil Batle -
예술이 자신을 살렸다고 말하는 길 배틀. 그에게 예술은 신분적 혁명이었을 뿐만 아니라 트라우마 속 자유였으며 공허했던 정체성을 채워 주었다. 뉴욕현대미술관 모마(MoMA)의 명예회장이자 Art for Justice Fund 설립자 아그네스 건드(Agnes Gund)가 유독 프리즌 아트(Prison Art)를 주목하는 이유는 예술이 현대사회 수감자들의 인권과 윤리에 질문을 던지며 동시에 한 인간의 죽은 삶을 소생하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길 배틀에게 예술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처럼 알을 깨고 나오는 성장통과 예술가로서 피어날 세계관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2018년 뉴욕에서 그의 첫 데뷔 전 시는 New York Times, CBS Sunday Morning, Huffington Post 등 유명 저널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Rose Museum, William Louis-Dreyfus Foundation, 등 저명한 뮤지엄과 재단에 소장되어 있다.
수이 강
GIL BATLE - Prison Freedom
길 배틀 - 프리즌 프리덤
Artist Profile
Date
5월 7일 - 7월 30일 2022년
May 7 - Jul 30, 2022
Hours
화요일 - 토요일 | 오전 10 - 오후 6시 | 일, 월 휴관
Tue - Sat | 10am - 6pm | Sun, Mon closed
Visit
부산 수영구 좌수영로 125번길 14-3 올리브센터, 1-2층
14-3 Olive Center, Jwasuyeong-ro 125 beon-gil, Suyeong-gu, Busan (1-2nd Fl)
Contact
walkinghousenewyork@gmail.com
051-754-8932
무료 관람
About
전설이나 설화에서 상당히 많은 영웅들이 알에서 태어난다. 신라 박혁거세, 고구려 주몽의 난생신화는 하늘의 신과 연결시켜 혈통적 전통성을 부여해 태양의 아들임을 정당화한다. 즉, 새들의 알은 성서롭고 그 원천을 하늘에 두면서 건국신화가 탄생했다. 이러한 난생 모티브는 서양에서도 볼 수 있는데 기독교의 등장과 더불어 예수의 부활을 상징하는 달걀은 그의 재림을 기원한다. 그중 파브리제(Fabergé) 알은 왕가의 부호를 나타내며 화려한 보석공예의 기술력을 자랑해 지금까지도 예술로서 인정받고 있다. 이렇듯 알의 부화는 평범하지 않은 잉태를 예견하고 그 생명이 앞으로 만들어나갈 신세계에 대해 암시한다.
길 배틀의 알은 언뜻 보기에는 파브리제 알처럼 아름답고 숭고하다. 아이보리 속살이 드러난 알껍데기를 지켜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하지만 더 가까이 그 안을 들여다보면 새삼 놀라운 광경을 볼 수 있다. 차마 눈을 뜨고 보기 힘든 감옥 안의 현장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져 마치 그 알속에 갇혀 있는 듯하다. 이유 없는 죄인이 하나 없다. 영화에 나올법한 인물들의 역경과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그들의 표정에 극적으로 새겨져있다.
악독하기로 유명한 죄인들만 간다는 샌 퀸틴(San Quentin)은 캘리포니아 섬에 있는 가장 오래된 감옥이다. 그곳엔 종신형을 받은 죄수들이 또 다른 사회를 형성해 나가고 있었으며 그들만의 암호로 소통하고 무질서 안의 무력으로 움직인다. 살인적인 폭력 가운데 길 배틀을 보호했던 것은 한 번도 미술교육을 받지 못했던 그의 드로잉 기술이었다. 볼펜 잉크, 건전지 모터, 실과 바늘을 엮어 손수 만든 도구로 죄수들의 타투를 그려주면서 작은 구성원의 역할을 해나갔다.
결국 20년 동안의 죄수 생활을 마치고 반복되는 사슬에서 벗어나 부모의 모국인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던 10년째 되는 어느 날, 부활절 달걀에 그림을 그리던 그는 동생의 권유에 따라 치과용 드릴로 타조알을 조각하기 시작했다. 지옥과 같던 곳을 회상하며 자신을 용서하고 잊기로 했다. 그리고 그는 잃어버렸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죄책감으로 뒤섞인 내면을 끄집어내 부서질 듯한 표면 위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그때 그에게 드로잉과 조각은 창의적 개념이기 전에 행위적 안식처(Santuary)였고 범죄를 단절하고 하루를 이어나갈 수 있게 했던 유일한 탈출구였을 것이다.
적나라하고 꾸밈이 없는 표현은 벼랑 끝에 서있었던 호소와 몸부림이며 현실과 분리된 삶을 깨고 나와 탈바꿈을 하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그는 죄수를 종종 동물, 외계인, 곤충으로 은유하는데 특히 매미(cicada)는 변태를 하는 곤충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삶과 완벽한 기호학적 의미를 형성하고 있다. 그는 애벌레의 안식 기간을 번데기로 비유하고 본래의 모습과 구분할 수 없을 만큼 탈피한 성충의 모습은 비로소 날개를 펼치는 자신이겠다. 하지만 그것이 아름다운 나비가 아니라 계절이 지나면 사라지는 매미로 진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태도를 말해준다.
“Art saves lives. It saved my life.” - Gil Batle -
예술이 자신을 살렸다고 말하는 길 배틀. 그에게 예술은 신분적 혁명이었을 뿐만 아니라 트라우마 속 자유였으며 공허했던 정체성을 채워 주었다. 뉴욕현대미술관 모마(MoMA)의 명예회장이자 Art for Justice Fund 설립자 아그네스 건드(Agnes Gund)가 유독 프리즌 아트(Prison Art)를 주목하는 이유는 예술이 현대사회 수감자들의 인권과 윤리에 질문을 던지며 동시에 한 인간의 죽은 삶을 소생하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길 배틀에게 예술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처럼 알을 깨고 나오는 성장통과 예술가로서 피어날 세계관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2018년 뉴욕에서 그의 첫 데뷔 전 시는 New York Times, CBS Sunday Morning, Huffington Post 등 유명 저널을 통해 널리 알려졌고 Rose Museum, William Louis-Dreyfus Foundation, 등 저명한 뮤지엄과 재단에 소장되어 있다.
수이 강